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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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교의 방관자
선교와의 첫 만남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었다. 당시로서는 캠퍼스 뒷산보다 커 보였던 선교비 2백만원을 모금하기 위해 온 정성을 들여 선교편지를 작성하고 교회 집사님들을 만나곤 했다.비행기에 몸을 실을 때의 긴장과는 다르게 현지 대학생들을 마주하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니 오히려 한국에서 사영리를 들고 캠퍼스를 돌아다닐 때보다 자신감이 붙었다. 쭈뼛쭈뼛 교정을 헤매는 외국인을 반갑게 맞이해준 일본 대학생들의 친절함이 마음을 녹였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역만리 외국이라는 점이 도리어 용기를 불어넣어 줬던 것 같다.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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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엘리트 탈북 가능성 주목
최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 접경지대를 정돈한다며 양강도 일부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있다. 북한의 한 소식통은 “당국이 요즘 미화 사업으로 국경 접경지대를 정리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불법 전화를 차단하고 주민들의 탈북로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전했다.특히 코로나19 완화로 북한 국경이 다시 열리게 되면, 북한 외교관을 비롯해 해외 근무자들의 탈북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경이 개방되면 코로나 사태로 발이 묶여 있던 해외 주재 외교관이나 노동자 가족들은 북한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커 ‘지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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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그리스도인을 무지한 집단으로 비난한 프론토
프론토가 남긴 200여 통의 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편집본이 있는데, 영역본은 찰스 하이네스(Charles Reginald Haines, 1876~1935)에 의해 이란 제목으로 두 권으로 편집되어 1919~1920년 미국 하버드대학 출판부에서 간행되었다. 제1권에는 139~161년까지의 편지가, 제2권에는 162~166년까지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가장 학문적으로 정리된 편집본은 라틴어와 그리스어 본을 편집한 고대근동학자 펀 덴 호이트(Theo van den H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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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방대한 영토를 정복한 알렉산더 사후에 4개로 분열
바사 즉 페르시아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망합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리스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스 북쪽에 위치한 마게도냐(마케도니아) 사람입니다. 마게도냐는 험준한 산악지역이 많기 때문에 하나의 통일된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마게도냐를 통일한 사람이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인 필립포스 2세(Phillippos Ⅱ)입니다. 그는 마게도냐를 통일했던 것만이 아닙니다. 주전 338년에는 카이로네이아에서 아테네와 테베의 연합군을 물리치고 그리스까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전 336년에 페르시아 원정에 나서려다가 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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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나만 선택받았다는 큰 착각… 버린 돌을 모퉁이돌로 쓰시는 하나님
성전을 떠난 하나님의 영광이 어디를 향할지 궁금해질 순간, 뜻밖의 장면이 에스겔 앞에 펼쳐집니다. 하나님의 영이 에스겔을 다시금 들어 올려서 성전 동편 문 앞에 데려가신 것입니다. 그곳에는 유다의 고위 공직자 스물다섯 명이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성문 앞은 백성들의 민원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법정이기도 했습니다. 만일 높은 자들이 백성들의 사정을 듣지 않거나 불의한 재판을 해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에 사무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꾸짖고 징계하십니다. 하나님은 ‘고아의 아버지시며 과부의 재판장’이시기 때문입니다(시 68:5).그런데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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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내 백성을 위로하라
최근에 어느 유명한 목사님이 하시는 영상설교를 듣다가 마음이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나름대로 이 시대 목회자와 성도들의 잘못들을 지적하시는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설교가 한 두 편이 아니라 그 분의 최근 설교들이 거의 그런 비판과 책망의 설교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의 비판과 책망을 잘못되었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에게서 사랑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돌이켜보면 처음 신학을 공부할 때나 부교역자 사역을 할 때, 그리고 초년 목회자로 목회할 때는 누구보다 개혁적이고 비판적인 설교를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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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녹피왈자(鹿皮曰字)
사슴가죽에 쓴 글자 가로‘왈’(曰) 자는 잡아당기는 대로 날‘일’(日)도 되고 가로‘왈’(曰)도 된다는 뜻이다. 일정한 주견이 없거나 일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을 때 흔히 쓰는 말이다.당기는 대로 펼쳐지는 편리한 가죽처럼 신앙을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그렇게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성도들이 ‘주님의 뜻’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자기 입맛대로 둘러 붙이는 편리한 말장난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말처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거리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때때로 이 말이 좋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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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기도는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에 사단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우리의 기도를 방해합니다. 바빠서 기도를 못한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기도보다 바쁜 일은 없습니다. 기도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기도한다고 모두가 다 잘되는 것이 아니고 기도하는 사람이 오히려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만을 생명으로 여기고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기도를 방해하는 또 다른 생각은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한다는 성급한 마음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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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골] 회복의 원천
주님이 다니시던 갈릴리 바다에도 가끔 때 아닌 풍랑이 일었듯이,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은 일, 잘 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질병을 만나기도 하고 실패를 경험할 때도 있고, 장애물을 만나 절망에 빠질 때도 있다. 바벨론 포로생활로 몹시 지친 이스라엘 백성들도,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고 절망뿐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성전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흘러나오는 환상을 통해 비전을 보여주셨다. 회복의 원천이 바로 성전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을 왜 소중하게 여기는가? 성전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믿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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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나사렛 예수(I)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나사렛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획을 긋는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여태까지 숨겨온 자기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하신다. 베드로는 예수에 대하여 인격적인 신앙고백을 한다. 베드로는 신앙고백을 통하여 그의 스승인 예수가 “그리스도"(ὁ Χριστός, Christ)요 “하나님의 아들”(ὁ υίὸς τοῦ Θεοῦ, Son of God)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었다. 이것은 바…